초보자가 nico 카메라를 구입하게 되면 35mm 표준렌즈를 끼워서 한 셋트를 사게 된다. 이 렌즈를 가지고 수중에서 다이버 인물 사진을 찍어 보았더니 사진의 선명도가 프로들이 촬영한 사진들에 비해서 월등히 떨어짐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초보자가 금방 우수한 사진을 찍을 수 없겠지만, 그가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그 35mm 렌즈로는 프로들의 사진과 비슷한 느낌의 선명도는 달성할 수 없다.
실패의 원인은 그 렌즈에 있는 것이며 프로들은 그 렌즈를 여간해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초보자들은 모른다. 35mm 렌즈는 예외적으로 물이 투명한 조건에서나 선명도가 프로의 사진과 비슷한 결과를 가져오지만, 이런 물은 여간해서는 만나기 어렵다.
따라서 당신의 사진이 신통치 못하다면 당신의 기술을 의심하기보다 먼저 렌즈를 의심해야 한다. 마크로 사진이 아닌 일반 수중 사진은 반드시 광각렌즈로 촬영해야 좋은 사진이 나온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수중촬영은 가깝게 접근해서 촬영할수록 좋다. 수중 환경은 지상의 환경과는 사뭇 다르다. 예를 들면 물의 밀도는 공기의 약 800배가 된다. 이런 이유로 다이버는 수중에서 천천히 움직일 수 밖에 없으며 스트로브의 빛이 먼 거리까지 미치지 못하는 것도 그 이유이다.
수중환경이 육상과 다른 또 하나의 요소는 색깔이다. 물속은 녹색을 띠기도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푸른색을 띤다. 바다는 거대한 푸른색 필터와 같은 것이다.예를 들어 수심이 깊은 곳은 얕은 곳에 비하여 모든 물체가 청색을 강하게 띠는데, 이는 두 곳에 사는 물고기나 산호의 색깔을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는 물이 청색 필터의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즉 수심이 깊을수록 태양광을 여과시키는 청색 필터의 두께가 두껍기 때문에 모든 물체가 어두운 푸른색을 띠게 된다. 또한 같은 수심에서도 수평거리가 멀수록 청색 필터의 두께가 큰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먼 곳에 있는 사물이 더욱 어둡고 푸르게 나타난다.
광선의 프리즘 색깔은 물을 통과하면서 먼저 붉은 색이, 그 다음에 오렌지색이, 또 그 다음에 노랑색이 약화되면서 사라진다. 예를 들어 붉은 색상의 물고기를 3m 이상 먼 거리에서 촬영하자면 촬영된 사진에서는 붉은 색이 퇴색되어 갈색 계통의 색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먼 거리에서 촬영할 경우 또 다른 단점은 콘트라스트와 선명도가 떨어지게 되는 점이다. 이는 안개나 스모그가 낀 육상에서 먼 산과 들판을 촬영했을 때와 원리가 같다. 그러나 가깝게 접근하여 촬영할 경우 카메라 렌즈와 피사체 사이의 바닷물 층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색상이 퇴색되는 현상과 선명도가 떨어지는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ㄴㄴ 그렇다면 35mm 렌즈를 가지고 가깝게 접근하여 촬영하면 될 것이 아닌가? 원칙적으로 그건 사실이다. 그러나 표준 렌즈는 광각렌즈보다 피사체에서 멀리 떨어져야 그 피사체가 화면 프레임 안에 들어온다. 예를 들어 동일 거리에서 촬영한다고 할 때 광각렌즈는 다이버의 전신을 프레임에 넣을 수 있는데 표준렌즈는 다이버의 머리밖에 포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표준렌즈로 다이버의 전신을 잡으려면 광각렌즈보다 멀리 떨어져야 하므로 카메라와 주제간의 물 두께(필터의 두께)는 커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