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촬영 기자재의 선택과 빛의 조건>
1. 수중사진의 일반적 개요
고대로부터 수중 세계는 인류에게 호기심과 모험의 대상이었다. 잠수 기구의 개발과 수중 세계로의 도전은 알렉산더 대왕 (BC 356 ~ BC 323.6)시절로 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대적 개념의 SCUBA(Self 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장비가 발명된 것은 1943년 프랑스 해군 장교 “쟈끄 이브 꾸스또(Jacques Yves Couteau)”와 공학자 “에밀 까냥(Emile Gagran)”에 의한 것으로 그 역사는 짧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1970년대 들어서야 스쿠버 기자재가 레저용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3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 만에 스쿠버 다이빙은 성공적으로 대중화 되었다.
스쿠버 다이빙이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은 스쿠버 다이빙 자체를 떠나 어떤 목적을 가진 수중 활동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이중 수중 사진은 가장 매력적인 분야 중 하나이다. 현재 수중 사진은 예술 창작, 생태 기록, 산업, 과학, 지질 답사, 고고학, 군사, 언론 보도 등 각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요구되고 있으며 향후 수중 사진의 수요 및 각 분야에서의 비중은 점점 더 높아지리라 예상된다.
2. 수중촬영 기자재의 선택
수중 촬영 기자재는 니코노스(Nikos)사진기, 필름 사진기의 하우징 시스템, 디지털 사진기의 하우징 시스템으로 3 분화 되어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디지털 사진기 하우징 시스템은 수중 촬영 기자재 시장에 큰 영역을 차지하지 못했으나 최근 사회적 디지털 인프라의 구축으로 사용 빈도 뿐 아니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다. 현재 수중 촬영용으로 사용되는 디지털 사진기 하우징 시스템의 경우 컴팩트형 디지털 사진기에 하우징을 채용한 방식과 렌즈교환이 가능한 디지털 사진기에 하우징을 채용한 방식으로 나뉘어 진다. 또한 컴팩트 디지털 사진기의 경우는 내장형 스트로브 광량 부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우징 외부로 스트로브를 분리한 외장형 스트로브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러한 외장형 스트로브를 채용했는지 여부도 디지털 사진기의 중요한 구분 척도가 된다.
2005년 8월 수중사진기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스쿠버 다이버 250명을 대상(2가지 이상의 기자재를 사용하는 경험자 포함)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스쿠버 다이버의 등급에 무관하게 디지털 사진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급다이버의 경우는 필름사진기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디지털 수중 사진기를 채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니코노스 n(%) |
필름 사진기의
하우징 n(%) |
디지털 사진기의
하우징 n(%) |
계 |
초급다이버 |
0 (0%) |
1 (2%) |
48 (98%) |
49 (100%) |
중급다이버 |
33 (32%) |
18 (17.4%) |
52 (50.4%) |
103 (100%) |
고급다이버 |
52 (35.6%) |
23 (15.7%) |
71 (48.6%) |
146 (100%) |
기자재에 대한 선호도 뿐 아니라 수중사진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에서도
아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디지털 사진기 사용자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중사진에서의 디지털 시스템의 선호도 및 만족도가 높은 것은 광학기술의 발달을 통한 디지털 인프라의 구축이 수중에 까지 그 영역을 확대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육상사진에서의 디지털 사진기의 편리성이 수중에서도 그대로 채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3. 수중에서의 촬영조건
수중 촬영을 위해서는 수중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사진은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보고 있는 물체의 색과 형상을 빛으로 그려내는 결과물이다. 빛이 물체에 반사되고 흡수되는 정도에 따라 우리는 사물을 구별할 수 있다. 그런데 빛은 공기라는 매질을 통과할 때와 물이라는 매질을 통과할 때 상당한 차이를 두고 변하게 된다. 빛이 수중에서 어떻게 변하느냐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은 수중사진의 기초이자 어쩌면 모든 것이 될 수도 있다.
- 빛의 반사
직진하는 빛은 다른 매질을 만나면 일부는 흡수되고 경계면에서는 반사가 일어난다. 그런데 빛이 물체의 표면에서 반사되어 나올 때는 일정한 규칙에 따라 반사된다. 표면과 수직되는 임의의 선을 법선이라 할 때 물체에 부딪히기 전의 빛을 입사광, 부딪힌 후 튕겨져 나오는 빛을 반사광이라 하며 법선을 기준으로 입사각과 반사각은 같게 된다. 태양광이 수면을 뚫고 들어올 때 태양광의 양은 입사광의 각도와 수면의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지게 된다. 태양광을 충분히 이용하여 촬영을 하고자 한다면 정오 무렵 파도가 치지 않는 날을 택하는 것이 좋다.
- 빛의 굴절
빛이 밀도가 다른 매질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진행방향이 달라지게 되는데 이는 빛의 진행속도가 매질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공기 중에서 빛의 굴절률을 1이라 기준할 때 담수에서는 1.33, 해수에서는 1.34라는 굴절율을 가진다.
빛의 굴절에 대한 이해는 중요하다.
수중에서 맨눈으로 사물을 볼 때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는 이유는 빛이 전해지는 매질의 밀도가 공기 보다 물에서 크므로 물체의 영상이 망막 뒤에 초점을 맺게 하기때문이다. 그러므로 수중에서 물체를 명확하기 보기 위해서는 눈앞에 공기층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인위적으로 공기층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마스크(Mask) 이다. 그런데 마스크를 쓰게 되면 공기와 물의 경계면으로 인해 빛이 굴절하게 된다. 이렇게 굴절된 빛은 물체를 3/4 정도 가깝게 보이게 하고 실제보다 25% 정도 크게 보이게 한다.
물속에서는 렌즈도 눈이 일으키는 것과 같은 굴절을 일으킨다. 공기라는 매질에 맞게 설계되어 있는 육상용 렌즈를 수중용으로 사용을 할 경우 렌즈 앞에 인위적인 공기층을 만들기 위해 하우징을 씌우게 된다. 이때 하우징 안의 공기층과 하우징 밖의 물의 경계면에서 빛이 굴절하게 된다.
이러한 굴절로 인해 육상에서 사용하는 렌즈의 화각은 수중에서 폭이 좁아진다. 아날로그 사진기를 기준할 때 채용 가능한 렌즈의 화각 변화는 다음과 같다.
초점거리 |
육상화각 |
수중 화각 |
16mm |
180˚ |
135˚ |
20mm |
94˚ |
70˚ |
28mm |
74˚ |
55˚ |
35mm |
62˚ |
46˚30' |
50mm |
46˚ |
34˚30' |
80mm |
30˚20' |
22˚45' |
105mm |
23˚20' |
17˚30' |
200mm |
12˚20' |
9˚20' |
- 빛의 흡수
빛에는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이 있다. 이중에서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은 파장이 대략 700나노미터인 붉은색부터 약 400나노미터의 범위인 보라색계열의 가시광선이다. 이 가시광선을 프리즘으로 분해해 보면 장파장에서 단파장에 이르는 단계별로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가지 색으로 나누어진다.
그런데 빛이 수면을 뚫고 물을 만나게 되면 수심에 따라 흡수가 진행된다. 빛의 흡수는 파장이 긴 붉은색 계열에서 파장이 짧은 푸른색 계열로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아무리 맑은 날 강한 직사광선이 수면을 뚫고 들어온다 해도 수심 1m 이하로만 내려가도 물체의 색을 그대로 재현해내기 어렵게 된다. 빛의 흡수는 수심이 깊어질 수록 빛의 파장에 따라 서서히 전행되어 10m 이하 부터는 붉은색 계열의 장파장은 물에 모두 흡수되어 전혀 인식 못하게 된다. 결국 수심 10m 이하에서 인공광 없이 촬영을 하게 된다면 그 결과물은 푸른색 톤이 강한 사진만을 얻을 수 밖에 없다.
- 빛의 산란
산란의 개념을 수중이라는 환경에서 생각해 보면 수중의 각종 부유물에 빛이 부딪치면서 예측하지 목하는 방향으로 꺾이는 현상을 말한다. 부유물로 인해 산란이 심한 조건에서는 양질의 사진을 얻을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조건을 피할 수 없다면 스트로보의 사용 기술과 광선의 방향을 이용하는 방법 등으로 부유물로 인한 빛의 산란정도를 줄여줄 수 있다.
4. 에필로그
수중이라는 공간은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수중환경에 접근하는 어려움과 번거로움만을 생각하다 보니 언론사에서는 취재사안 발생시 외부전문가로부터 자료를 제공받거나 아웃소싱을 주는 방법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수중에서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기자의 시각이 반영되는 경우가 드물게 되었다.
현재 많은 언론사가 수중취재분야에 관심을 가지지만 제도적으로 인력을 양성하는 데는 늘 주저하고 있다. 이는 기자들에 대한 교육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늘 완성된 결과물을 중시여기는 언론사의 특성상 수중취재에 선결요소인 스쿠버 교육과 수중에서 적응하는데 필요한 1~2년의 시간을 투자하고 기다려줄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교육을 받는 기자의 목표의식이 부족하거나‘안해도 될 일을 한다는’주변의 냉소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가장 좋은 해법은 바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인력의 언론사 입사를 유도하는 방안이다.
이 자리에는 보도사진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모여 있다. 만약 언론사에 입사하기를 희망하는 학생이 있다면 수중사진에 관심을 가지기를 기대해본다.
1994년 국제신문에 입사할 당시 면접관에게 “제가 국제신문에 입사하게 되면 국제신문은 수중취재전문가를 확보하게 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었다. 당시 내가 했던 말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지금까지 기자생활을 하는 동안 늘 함께 하며 수중사진전문가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개발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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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수 현
1967년 대구출생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공학과 졸업
한국해양대학교대학원 수중잠수과학기술전공 졸업
한국해양대학교 스쿠버다이빙 팀 AQUA-MAN 창단
스쿠버 다이빙 강사
샐빛수중사진동호회 창립
국제신문에 ‘바다의 신비 Fish eye' 1년 연재 등 300여건의 수중취재물 게재
現 국제신문 사진부 차장
- 출판
박수현의 수중사진이야기‘꿈꾸는 바다’(해저여행/2002)
‘재미있는 바다생물이야기’ (추수밭/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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